당신의 숨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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후우···.
코로 들어와 제 속을 진탕 헤집고 나간 숨이 허공에 퍼졌다. 푸름과 붉음, 그리고 그 사이의 색이 섞인 하늘 아래로 새하얀 숨이 퍼져나간다. 누군가를 걱정하는 숨 한 번,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숨 두 번, 누군가를 원망하는 숨 셋, 깊게 가라앉는 숨 넷···. 퍼져나가는 숨에 이름을 붙여가며 멍하니 스러지는 것을 보았다.
처음 숨을 내뱉었을 때는 새하얗던 것이,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여러곳으로 퍼지며 그 색을 잃었다. 그 어떤 모습도, 흔적도 남겨두지 않고 사라졌기에 그 숨의 마지막을 기억하는 것은 오로지 저 하나 뿐이었다. 그래, 나 하나 뿐이지. 이 모든 것을 기억하는 것도, 그리워하는 것도, 원망하는 것도, 자책하는 것도···. 오로지, 한 명.
흡···. 가치를 찾지 못한 숨에 힘을 주어 호흡을 멈췄다. 내부에서 저도 내보내달라며, 온갖 이름을 가진 것들이 날뛰는 것이 우스웠다. 제 얼굴이 점차 붉어지는 것이 느껴졌다. 숨이 막혀서인지, 제 속에서 피가 흘러내린 것인지 알 수 없는 붉음이었다. 눈 앞이 점차 흐릿해졌다. 푸르고 붉은 하늘이 섞여 흐릿한 회색빛을 만들어냈다. ···왜? 아니, 상관없나. 어차피 나는 곧,
사라질테니
―흐윽! 하아, 하아··· ···.
흐, 하··· 하하··· 하···!
분명 눈을 감았으나, 속에서 탈출한 것이 멋대로 제 숨에 의미를 부여했다. 간절함의 숨 한 번, 처절함의 숨 두 번, 살고싶다는 숨 셋, 주저앉고 싶은 숨 넷···. 한껏 숨을 들이마시느라 벌어진 입에서 소리가 새어나왔다. 이제는 울지도 못하는 저였기에, 무엇 하나 알아볼 수 없이 뒤섞인 감정을 토해냈다.
당신이 바라본 하늘은 어땠는가. 저 밑으로 가라앉은 눈에 하늘이 보였다. 당신도, 나와 같은 하늘을 보았을까. 당신이 내보이던 눈물에는 어떤 감정이 담겼었나. 당신과 주고받던 숨결에는, 어떤 의미가 담겨 있었나. 더이상 물어볼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두 손에 얼굴을 묻었다. 이리하면 불어온 제 숨결에 쉽게 가치를 찾을 수 있어서, 당신이 그리울 때면 하던 것이었다.
하아···. 불어온 숨결이 볼을 스쳤다. 당신의 것과 달리 차가운 것이 이질적이었으나, 제 얼굴은 그때와 같이 붉어져 있으니 손쉽게 추억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 터다. 눈을 감으면, 제 볼을 스치는 숨결은 당신의 것이 되고, 제 온기는 당신의 것이 된다. 그렇게 다시 당신의 품으로 들어가면, 그제서야 입꼬리를 올릴 수 있는 저였다.
당신이 쉬이 내뱉던 그 숨은, 저에게 어떤 의미였는가. 그리고 쉬이 내뱉었던 저의 숨은, 당신에게 어떤 의미였는가.
당신의 그 숨은, 얼마나 가치있었나.
Fin. 숨결